우리가 도시를 건설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도시가 우리를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인류발전과 함께 도시의 발전은 평행선을 이루며 삶의 터전과 안식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에서 살고 있다.

지금 대전은 원도심과 신도심 중간사이에 제1기 신도시 둔산 등 4개 지구(관저포함)가 적정히 분포해 있어 노후도시 정비를 위한 선도적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노후 계획도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대전시도 기본계획 수립 및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후속조치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둔산권 중심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기대와 관심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방침’은 도시 경쟁력 강화와 주거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어 둔산지구, 송촌·법동지구, 노은지구와 같은 노후계획도시는 이러한 정책의 핵심 대상이기 때문에 더 기대가 크다. 그러나 수도권 중심의 정책 우선순위 속에서 지방 광역시의 계획이 가려지지 않도록 정책의 연속성과 신뢰감을 갖는 강력한 실행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정비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원 조달과 이주 대책은 가장 큰 과제다. 지방 도시는 수도권처럼 높은 부동산 가치와 시장 활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사업성이 부족하다. 정부가 제안한 순환 정비 모델은 이주 대책의 혼란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대전의 경우 공공 택지 확보와 이주 주택 공급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이주비 지원과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 상품 확대는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정비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는 특례, 공공기여를 포함한 사업성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대전의 노후 계획도시는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어 맞춤형 정비 계획이 필요하다. 둔산지구는 행정과 상업 중심지로서 충청권 광역철도(CTX)와 같은 대규모 인프라와 연계한 종합 정비가, 송촌·법동지구와 노은지구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 SOC 확충이 핵심 과제가 된다. 이러한 차별화된 접근은 대전시 전체의 균형 발전과 연계될 때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결국, 정부의 기본방침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방 도시의 특수성을 반영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노후 계획도시 정비사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대전시가 협력해 재정 지원과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대전이 노후 계획도시 정비의 선도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