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정부가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신속한 추진을 공식화했다.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한 행정수도 완성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다. 행정의 심장이 세종으로 더 가까이 내려오는 순간, 대전-세종-청주(대·세·청) 메가시티 구상의 시곗바늘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국회는 이미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2023년 ‘국회세종의사당 설치·운영 규칙’ 제정으로 분원 설치의 법적 길이 열렸고, 상임위원회 상시 개최 등 실질적 협업이 가능한 구조가 갖춰졌다. 제도가 현장으로 옮겨질 수 있는 여건이 성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남은 핵심 과제는 ‘시간 단축’이다. 우선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구간(신탄진-계룡)은 2026~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역시 공구별 공사가 진행 중으로 2028년 말 개통이 예정돼 있다. 이 두 노선만으로도 대전의 순환망과 세종-오송-청주를 연결하는 기본 골격이 마련된다.

여기에 광역급행철도 CTX 계획이 더해진다. 정부는 지난해 대전-세종-충북을 연결하는 CTX 민자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으며, 올해 말 결과를 본 뒤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대통령 지역공약으로 제시된 ‘CTX-α’는 대전역-둔곡-세종청사-공주-당진 석문산단을 잇는 재정사업 구상으로, 기존 CTX(정부대전청사-세종-조치원-청주 도심-청주공항)와 노선과 추진 방식이 다르다. 두 안 모두 시속 180㎞의 급행 운행을 전제로 ‘충청권 1시간 연결’을 지향한다. 국정기획위는 이 사안을 포함한 주요 지역 현안을 검토한 뒤, 8월 중 국정과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급행 철도의 특성상 정차역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일상적인 통근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세종연구원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반석역에서 세종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CTX와 CTX-α를 동시에 추진할 경우 수요 분산과 운영 부담 증가로 인해 사업 타당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급행 교통망(CTX)과 생활 교통망(도시철도·BRT)의 역할 분담과 유기적 연계 설계가 핵심이다.

그 파급 효과는 행정 효율을 넘어 시민의 삶의 질로 이어진다. 정부 부처, 국회, 대통령 간의 대면 조정이 빨라지고, 세 도시 간 ‘당일 협업’이 일상화된다. 기업들은 대전·세종·청주를 단일 시장으로 인식하며, 새로운 투자와 입지 기회를 모색하게 된다. 수도권 집중을 흔드는 것은 구호가 아니라,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이동시간의 단축이다. 이는 곧 청년 일자리 창출과 R&D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리스크도 존재한다. 정치 일정에 따른 행정 이전 범위의 논쟁, 사업비 증가와 예산 우선순위 충돌, 트램과 광역철도 동시 시공에 따른 교통 혼잡과 민원 등은 계획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따라서 ‘5년 목표’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공개와 함께,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성공 여부를 가른다. 각 노선별 설계, 착공, 시운전 일정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광역권 공동 거버넌스를 통해 재원과 공정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

결국 메시지는 단순하다. 정치 행정이 세종으로 오고, 선로가 세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때, 대·세·청은 수도권의 대안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의 ‘표준 모델’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단발적인 선언이 아닌,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세부 이행계획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켜야 한다. 5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약속한 제도와 일정을 실행 계획과 시간표로 증명하는 쪽이 미래를 선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