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유례 없는 대통령 권한의 ‘대대대행’ 체제 속에 대한민국의 경제 엔진이 급속도로 식어가고 있다. 경제 사령탑의 공백은 숨 가쁘게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역량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새 정부 출범까지 남은 기간이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시간이 될까 우려스럽다.

이번 6·3 조기 대선은 민심을 끌어안고 경제 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선거마다 지방 표심을 잡기 위한 균형발전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정권 창출 후에는 이를 역행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가 반복돼 지방에서는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번 대선 후보들이 가진 부동산 정책을 보면, 결국 ‘경제 대선’, 나아가 ‘부동산대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후보들은 주택 시장 양극화와 주택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도 주택 공급 부족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지만, 대부분 장기적 계획에 그쳤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은 7년 이상이 소요되며 녹지 공간 감소에 따른 실효성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2030년 이후 실버 인구 증가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미 계획된 공공주택의 입주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과 집값 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현재의 공급 대책은 당장 주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이지 않은 먼 이야기일 뿐이다.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데 공급 위주의 신도시 건설을 지양하고 새 정부는 주택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진단으로 시장 친화적 주택정책을 혁신 기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부동산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된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세제 혜택도 효과가 미미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전국 미분양 7만여 가구 중 75.7%가 지방에서 발생했다. 지방 미분양 해소는 지역경제 활성화나 세수 확보에 필요하지만, 지방 주택 보급률이 107.7%에 달하는 상황에서 특별한 경제적 동력이 없는 한 빠른 해소를 기대하기 어렵다.

수도권 내에서도 중심과 외곽 지역의 수요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공급정책을 펼치는 것도 문제다. 금융위가 시행할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역시 수도권과 지방의 시장 상황과 경제적 조건을 충분히 반영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수도권 중심의 주택 정책에만 몰두하면 지방의 기업과 청년들의 탈지방화를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대전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미 많은 기업들이 본사를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脫대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개발이 가능한 지역 대부분은 아파트 개발로 인해 땅값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추가 개발의 장애가 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추진될 500만평 이상의 개발 계획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동안 균형발전 정책이 일관되지 못했고 수도권 집중을 방조한 결과 지방 소멸 위기를 가속화한 점을 차기 정부는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차기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기업하기 좋은 대전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담기길 기대한다.

조기 대선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준비된 도시 대전의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전략적 실행 강화가 필요하다. 유력 후보들과 선제적 정책 협력을 통해 지역 발전의 동력을 확보하면서, 새 정부 출범 즉시 집행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별 정책 대안을 미리 마련해 놓아야 한다. 아울러 대선 후보들도 포퓰리즘 공약 대신 구조 개혁과 규제 혁파라는 진정한 재도약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